우리나라에서도, 일본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작가의 수필집.

소설을 싫어하는 내가, 그래서 해리포터도 '단 한권도' 제대로 안읽어본 내가

그나마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면 해변의 카프카 였다.


이야기의 흐름이나 짜임새랄까, 작품 자체의 완성도도 대단하지만

하루키는 처음부터 그 사람이 아니면 쓸 수 없는 문장을 쓴다.

무라카미 라디오에서도 나왔듯이, '상당히 문제가 있는' 작가인 듯 하면서도

또 재능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책은 'anan' 이라는 젊은 여성을 타겟으로 한 일본의 잡지에 수록된 글을

모아 낸 것인데, 주제나 무게감이 지나치게 무겁지 않고 위트있고 신선한 것들이

많아서 좋았다. 재즈 광(狂) 인 무라카미 (재즈에 관해 책도 몇권 써냈다) 답게

음악에 대한 내용도 꽤 된다. 덕분에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이라는 아주

생소한 제목의 영화까지 찾아보게 만들었다.


화장실에 관한 이야기.. 양복 이야기.. 파스타 이야기..

취향이 20대 여성의 그것과 비슷한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야기를 아주 이쁘고, 뭐랄까 아삭아삭한 문장으로 잘 써냈다.

개인적으로 하루키의 책들은 '번역' 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짧디 짧은 일본어로, 하루키는 원래 어떤 문장을 썼을까

더듬어보는 재미가 있는 문장이 많다.


글을 쓰는 사람들, 소설가, 시인, 그리고 소설가 시인 말고도

내가 모르지만 아무튼 글을 쓰는 사람들은

확실히 사물이나 현상을 어중떠중 넘어가는 법이 없다.

눈이 우리들 것과는 조금 다르다고 해야 하나..

잘 잡아내고, 잘 짚는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는가, 싶을 정도로 뻔하고

친숙한 장면들을 낯선 모습들로 다시 써낸다.


처음부터 이 책을 우리집 화장실 변기 위에 올려두고

변기 위에서가 아니면 읽지 않았다.

딱히 집중하고 노력해서 읽기보다는

'여유' 있고, 그 여유를 평소와 다른 방법으로

즐기고 싶을때 읽으면 좋겠다.


인기작가 = 훌륭한 작가 라는 공식은 김진명이나 이문열로도

충분히 반증이 된다고 생각해왔는데,

하루키는 확실히 그 대단한 인기가 이해가 된다.

여튼 정말이지 대단한 작가.